스포일러 포함입니다.
옛날 옛날 오랜 옛날(;)
지하의 요정세계에 살던 공주는 인간세계를 동경했습니다.
욕구를 이기지 못하고 지하에서 뛰쳐나온 공주는 햇빛을 보자마자 기억을 잃었고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그대로 죽음을 맞게 됩니다.
요정세계의 왕은 딸의 죽음을 슬퍼하며, 언제든 공주가 다시 돌아올거라 믿고있습니다.
1944년. 전쟁이 한창인 중에 오필리아와 만삭의 어머니는 군인인 새아버지에게 향합니다.
아직 꿈많고 소녀같은 오필리아는 동화의 세계와 요정을 믿고있죠.
새아버지인 비달 대위는 저항군을 처단하려는 군대의 대위이며
몸이 약한 어머니는 새아버지의 요구에 따라 오필리아와 함께 긴 여정길에 올랐습니다.
요정에 의해 숲의 미궁으로 들어서게 된 오필리아는
또 다른 요정 판을 만나고 자신이 요정나라의 공주였음을 듣게 됩니다.
요정의 세계로 다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세가지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하죠.
그 사이 비달 대위는 악랄하게 저항군을 처단하고 있고
무리한 여정으로 만삭의 어머니는 생명이 위급하지만
대위는 어머니 대신 뱃속의 아이를 살리라고 합니다.
대위의 집에 살림을 맡아 하던 메르세데스와 친해진 오필리아는
메르세데스가 저항군의 정보원임을 알게되지만 그 비밀을 지켜줍니다.
오필리아에게 주어진,
첫번째 임무는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
두번째 임무는 유혹을 이겨내는 것.
세번째 임무는 소중한 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마음입니다.
판타지라면 응당 꿈과 희망을 주는 장르인줄 알았습니다.-_-
전쟁으로 참혹해진 세계와 맞물려 요정의 세계로 가는 길도 잔혹하기만 합니다.
인간의 몸을 오래 입고 있으면 요정의 세계로 못간다 했던 판의 말처럼
오필리아는 인간이 아니어야 했던 것 같네요.
말로는 희생정신..이지만 바닥에서 총맞고 피흘리며 죽어가는 여자아이의 모습은
도저히 곱게 봐줄 수가 없습니다.
싸늘한 시신으로 변해버리고 난 이후에야 요정세계에 간 오필리아.
영화는 오필리아가 요정국을 다스리며 오래오래 행복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먼옛날 인간세상에 나오자마자 참혹하게 죽어야 했던 공주는
인간세상에서 또 한번의 죽음을 맞이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공주가 그렇게 동경했던 짧았던 인간세상에서의 삶도 행복하지만은 않았죠.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 영화는..
세상의 냉정하고 잔인한 모습을 또다시 일깨워주는,
어른들을 위한 각성의 동화입니다. -_-
예전, 알려진 동화의 원작이라며 잔혹동화가 나왔을때에
그 책을 읽었던 기분이네요. 이 영화를 보는건..